장영실
 |
동문선(東文選) 제50권 서거정 등
|
 |
| |
 |
명(銘) |
 |
| |
 |
보루각
명 병서(報漏閣銘幷序) |
 |
|
|
김빈(金鑌)
제왕의 정치는 철을 알맞추고 날짜를 바르게 하는 것보다 중한 것이 없는데 그
고험(考驗)하는 방법은 의상(儀象)과 구루(晷漏)에 있으니,
대개 의상이 아니면 천지의 운행을 살필 수 없고 구루가 아니면 주야의 한계를 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년의 세월이 이뤄지는 것도 일각의 어김이 없는 데서 비롯하고 모든 업적이 빛나는 것도 촌음(寸陰)을 헛되게 보내지 않는 데서 오게 되는
것이므로 역대의 성신(聖神)이 하늘을 순히 하여 정치를 만들어 내자면 이에 공경을 다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삼가 생각건대, 주상 전하는 제요(帝堯)의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을 지니시고 대순(大舜)의 선기 옥형(璇璣玉衡)을 관찰함을
체받았사옵기로 이에 유사를 명하여 의상(儀象)을 제작하여
측후(測候)를 의뢰하게 하고 따라서 누기(漏器)를 새롭게 하여 구각(晷刻)과 나란히 가게 하고 드디어 궁금(宮禁)의 서편에 삼영(三楹)의 누각을
세우고 호군(護軍) 신(臣) 장영실(蔣英實)을 명하여 때를
맡은[司辰] 목인(木人) 삼신(三神) 및 십이신(十二神)을 만들어 계인(鷄人)의 직무를 대신하게 하고, 동영(東楹)의 사이에 좌석을 이층으로
마련하여 삼신(三神)은 상층에 두되 하나의 신 앞에는 종을 두어 두들겨서 때를 알리게 하고, 하나의 신
앞에는 북을 두어 경(更)을 알리게 하고, 한 신 앞에는 징[鉦]을 두어 점(點)을 알리게 하고 그 십이신(十二神)은 각각 신패(辰牌)를 잡고
평륜(平輪)에 둘러 서되 중층(中層)의 아래 숨어 있어 때에 따라 차례로 올라가고 중영(中楹)의 중간에 병[壺]을 설치하고 기(機)를 마련하여
철환(鐵丸)을 사용해서 그 기(機)를 부딪게 하여 매양 때가 되면 모든 신이 문득 응하게 되었다. 의상(儀象)을 참고하여 살펴보면 하늘과 더불어 어김이 없어 참으로 귀신이
수호하고 있는 것 같으므로 보는 이는 경탄하지 않는 자 없으니 실로 우리 동방의 전고에 있지 않은 성제(盛制)였다. 드디어 그 집을
보루각(報漏閣)이라 이름하고 이에 신 빈(鑌)을 명하여 장래에 명시케 하라 하시므로 신은 절하고 명을
올리노니, 명은 다음과 같다. 음과 양이 차례를 가름하고 / 陰陽代序 낮과 밤은 서로 어긋지며 / 晝夜交錯 하늘의
도는 말 없이 행하고 / 天道默幹 신의 공은 흔적이 없도다 / 神功無跡 재성하고 보상하여 /
財成輔相 구루를 만들었네 / 晷漏斯作 황제시대에 창작되어 / 創自黃帝 역대마다 법이
다르도다 / 歷代殊法 오직 우리 동방은 / 惟我東土 옛 제도 몹시 허소하더니 / 舊制疏闊 새론 법을 창조하시기는 /
肇造景式 준철하신 우리 임금일래 / 我后濬哲 선기옥형 먼저 살피시고 / 先在璣衡 누기를 발명하셨도다 / 且新漏器 네 개의
병은 물을 뿜고 / 播水壺四 두 개의 병은 물을 받고 / 受水壺二 낮과 밤의 오고 감이 / 晝夜消息 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네 /
由刻差始 이에 숫대를 세워 / 迺立之籌 십이로 표시하였네 / 十二以示 탁이 모이면 조두를 치니 / 聚 擊刀 어쩌다가 사후에 어긋남이 없다 / 或差候伺 나무를 깎아 신을 만들어 놓으니 /
刻木爲神 문지기의 수고가 필요찮네 / 不勞守吏 신을 두어 누기를 맡기니 / 安神司漏 높은 누각 지었도다 / 崇閣乃成 위아래
좌석을 만들어 / 設上下座 저 동쪽 간에 두되 / 在彼東楹 위에는 세 신을 두어 /
上有三神 종과 북과 징을 나누어 / 分鍾鼓鉦 계인의 부름을 대신케 하니 / 代鷄人呼 그
소리 차례로 들려오네 / 有秩厥聲 아래 12신은 / 下十二神 신패를 가지고 / 辰牌是持 평륜의 면에 둘러서서 /
繞平輪面 차례로 올라가 때를 아뢰도다 / 迭升報時 그 기가 격동하는 것은 / 究其機激 가운데 간의에 입증되네 /
中楹是徵 층루로 간격을 두되 / 隔以層樓 병을 두어 서로 이어받으며 / 置壺相承 두
개의 동판을 만들어 / 銅作板二 살대가 통할 만큼 구멍을 뚫고 / 鑿竅擬箭 기구를 설치하여 철환을 받게 하며 / 加機受丸 병의
면에 세우고 / 樹于壺面 살대가 올라가면, 기구가 움직이고 / 箭陞動機 철환이 떨어져 구르는데 / 丸墜而轉 철환의 길이
비스듬하여 / 丸路斜橫 신을 내질러 내려가면 / 抵神下也 두 가닥 길이 넷으로 나뉘어 / 兩歧分四 사통 길과 같으며 /
若通道者 좌우로 연통이 있어 / 連筒左右 쏟아지는 철환을 받으며 / 受丸之注 통에는 기구의 구멍을 두되 / 筒有機竅 동판의
수와 같이 하고 / 視銅板數 따로 큰 철환을 두어 / 別有大丸 통 가에 나열하여 / 筒邊布列 번갈아 그 기구를 격발하면 /
遞撥其機 번개같이 빠르고 / 如電之疾 기구의 부딪치는 곳에 / 機之所觸 사신이 직무를 다하게 되니 / 司辰效職 마치 귀신과
같아서 / 有如鬼神 보는 자는 모두 감탄하네 / 見者歎息 거룩한 이 규모여 / 偉玆宏規 천시에 순응하여 법칙을 만드니 /
順天作則 제도는 조화를 짝하여 / 制侔造化 범위에 어긋나지 않네 / 範圍不忒 생각하면 이 촌음이 / 念玆寸陰 모든 일을
이루게 하나니 / 用煕庶績 버들을 꺾어 울을 만들어도 / 折柳其藩 백성이 스스로 의심치 않네 / 民者不惑 이에 준정을 세워 /
爰立準程 무한한 내세에 보이노라 / 昭示無極
|
|
 |
동문선
제82권 |
 |
| |
 |
기(記) |
 |
| |
 |
보루각
기(報漏閣記) |
 |
|
|
주상전하께서 옛 누기(漏器)가 정밀한 경지에 이르지 못한 것을 명하여 누기를 다시 만들게 하였다. 물을 뿌리는 병이
넷인데 대소의 차이가 있고, 물을 받는 병이 둘인데 물을 갈아 넣을 때 바꾸어 사용한다. 길이는 11자 2치이고, 원경(圓徑)은 1자 8치이며,
살대가 둘인데, 길이는 열 자 2치이다. 12시(時)를 면분(面分)하되 시(時)마다 팔각(八刻)으로 나누는데, 초정(初正)의 여분과 아울러 백
각(百刻)이 되고, 각(刻)은 12분으로 만들었다. 야전(夜箭)은 예전에 스물하나였는데, 한갓 바꿔 사용하기만 번잡할 뿐이므로, 다시
수시력(授時曆)에 의거하여 낮과 밤을 오르내리는 것으로 구분하고 이기(二氣)를 대략 간추려서 살대 하나에 해당하게 하니, 모두 12살대가 되어,
간의(簡儀)와 더불어 참고하면 털끝도 틀리지 않게 되었다. 전하는 또 때를 알리는 자가 혹시 착오를 면치 못할까 염려하여 호군(護軍) 신
장영실(蔣英實)에게 명하여 사신목인(司辰木人)을 만들어 때를
따라 저절로 아뢰게 하고, 인력을 빌리지 않게 하였다. 그 제도는 먼저 각(閣) 삼영(三楹)을 세우고, 동영(東楹)의 사이에 2층으로 자리를
마련하여, 상층에는 삼신(三神)을 세워 하나는 때를 맡아 종을 울리게 하고, 하나는 경(更)을 맡아
북을 울리고, 하나는 점(點)을 맡아 징을 울리게 하였으며, 중층의 아래에 평평한 바퀴를 설치하고, 그 바퀴를 따라 12신(神)을 배열하고,
각각 철조(鐵條)로 줄기를 만들어 능히 오르내리게 하며, 각각 시패(時牌)를 쥐고 서로 가름하여 때를 알리게 하였다. 그 기운(機運)의 묘술은
중영(中楹)의 사이에 누(樓)를 만들어, 위에는 물을 뿌리는 병을 벌려 놓고 아래는 물을 받는 병을 두며, 병위에 방목(方木)을 꽂되 속은 비고
면(面)은 허(虛)하며, 길이는 11자 4치, 넓이는 6치, 두께는 8푼, 깊이는 4치이다. 빈 속에 간격이 있는데, 면(面)에서 한 치쯤
들어가며, 왼편에 동판(銅板)을 설치하되 길이는 살대를 표준으로 하고, 넓이는 2치이다. 동판의 면에 12구멍을 뚫어 작은 동환(銅丸)을
받는데, 환은 크기가 탄환만하고 구멍마다 기(機)가 있어 열고 닫을 수 있게 하고, 12시를 맡게 했다. 바른편에 동판을 설치하되 길이는 살대를
표준으로 하고, 넓이는 2치 5푼이다. 동판의 면에 25구멍을 뚫어 역시 작은 동환을 받기를 왼편의 동판과 같이 하고, 12전(箭)을 표준으로
하니, 무릇 12동판이 절기를 따라 돌려가며 사용되는데, 경점(更點)을 맡게 했다. 물 받는 병에는 살대를 꽂고, 살대머리는 비스듬한
철근(鐵筋)으로 떠받는데, 길이는 4치 5푼이다. 병의 앞에 함정이 있고, 함정 속에 동판을 비스듬히 설치하되, 머리는 방공목(方空木) 밑에
대고 꼬리는 동영(東楹)의 좌석 아래 도달하게 하였다. 네 군데 간격을 두되 각도(角道)의 형상과 같이
하고, 간격 위에 큰 철환을 앉히는데, 환의 크기는 계란만하다. 왼편의 12환은 시(時)를 맡고, 중간의 5환은 경(更) 및 초점(初點)을
맡고, 바른편의 20환은 점(點)을 맡게 하였다. 그 환을 앉힌 곳에는 모두 고리를 두어 열고 닫게 하였으며, 또 횡기(橫機)를 설치하되 그
기의 모양은 시(匙)와 같이 한 끝은 구부정하여 고리를 걸을 수 있고, 한 끝은 둥글어서 철환을 받을 수 있으며, 중허리에다 둥근 축(軸)을
두어 낮아지고 높아지게 할 수 있고, 그 둥근 끝은 동통(銅筒)의 구멍에 맞게 하였다. 동통은 두 개가 있는데, 비스듬한 간격의 위에 설치하여
왼편 것은 길이가 4자 5치에 원경(圓徑)이 1치 5푼으로, 시(時)를 맡게 하고 하면에 12구멍을 뚫었으며, 바른편 것은 길이가 8자로,
원경은 왼편 것과 같은데, 점(點)을 맡아 하면에 25구멍을 뚫었으며, 구멍마다 기(機)가 있다. 처음에 구멍을 다 열어 놓으면, 동판에 있는
작은 철환이 쏟아져 떨어지면서 기를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기는 저절로 구멍을 가리어, 다음 철환의 굴러가는 길을 만들어 주고, 차례차례로 다
그렇게 한다. 동영(東楹)의 좌석 상층의 아래는 왼편에 단통(短筒) 두 개를 달아서 하나는 철환을
받고, 하나는 안으로 기시(機匙)를 설치하되, 시(匙)의 둥근 끝이 반쯤 나와서 철환을 받은 통의 밑바닥에 닿게 하며, 바른편에 원주(圓柱)
방주(方柱) 각각 두 개를 세우되, 원주는 속을 비게 하고, 그 속에다 기를 설치하되 형상은 역시
시(匙)와 같이 하여 반은 나오고 반은 들어가게 하며, 왼편 기둥은 5개를 세우고 바른편 기둥은 10개를 세우며, 방주(方柱)는 비스듬히 작은
통을 꿰어 기둥마다 각각 4개씩을 하는데, 한 끝은 연잎을 만들고 한 끝은 용의 입을 만들어서, 연잎으로 철환을 받고 용의 입으로 철환을 토해
낸다. 용의 입과 연잎은 위와 아래가 서로 닿고, 그 위에 따로 두 개의 단통(短筒)을 달아서 하나는 경(更)에 대한 철환을 받고, 하나는
점(點)에 대한 철환을 받는다. 바른편 방주(方柱)는 기둥마다 연잎 아래 각각 직단통(直短筒) 두 개와 횡단통(橫短筒) 한 개가 붙었는데, 그
횡단통 한 끝이 왼편 방주의 연잎 아래 접속되고, 왼편 원주의 오시(五匙)와 바른편 원주의 오시(五匙)가 그 둥근 끝이 각기 용의 입과 연잎의
사이에 맞게 했다. 바른편 원주의 오시(五匙)가 그 둥근 끝이 반쯤 직통(直筒) 안에 들어가고, 누수(漏水)가 물 받는 병 속으로 내려 쏟으면,
꽂은 살대가 점점 올라가서 때에 따라서 왼편 동판 구멍의 기(機)를 민다. 그러면 작은 철환이 내려 떨어져 동통(銅筒)으로 굴러 들어가고,
구멍을 따라서 떨어지면서 그 기(機)를 밀면, 기가 열리면서 큰 철환이 떨어져 굴러서 좌석 아래 달아놓은 단통 속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또
떨어지면서 기시(機匙)를 움직이면, 기의 한 끝이 통 안으로부터 올라가서 시(時)를 맡은 신(神)의 팔목에 부딪치면 곧 종이 울리며,
경점(更點)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다만 경(更)에 대한 철환은 달려 있는 단통(短筒)으로 쏟아져 들어가 떨어지면서 기를 밀어 왼편 원주
속으로부터 올라가서 경(更)을 맡은 신의 팔목을 부딪쳐 북을 울리고, 굴러서 점통(點筒)으로 들어가 다시 초점(初點)의 기(機)를 밀어 바른편
기둥 속으로부터 올라가서 점(點)을 맡은 신(神)에 부딪쳐 징을 울리고, 연잎 아래 바로 세워진 작은 통에서 그친다. 그 굴러 들어가는 곳에
기가 설치되어 처음에는 경환(更丸)의 길이 닫혔으나, 굴러 들어갈 때는 들어가던 길은 닫혀지고 경(更)의 길이 열리며, 남은 경(更)도 모두
그러하다. 오경(五更)이 끝나면 문을 밀고 내보내며, 매경(每更) 2점(點) 이하의 철환은 달려 있는 단통(短筒)에 떨어져 굴러서 연잎으로
들어가 그 점(點)의 기를 밀고서 그치고, 다음 점의 철환이 굴러 지나가서 역시 그 점의 기를 밀고서 그치며, 그 철환을 받는 통은 구멍이
있으나 문이 있어 닫히고 5점(點)의 철환이 떨어져서, 그 맨 밑의 기를 움직이면 기(機)를 연결한 쇠줄이 차례로 모든 문을 밀어서,
3점(點)의 철환과 더불어 한꺼번에 같이 내려온다. 그 시(時)를 맡은 큰 철환은 달려 있는 단통에 떨어져 굴러서, 원주(圓柱)에 붙은 통으로
들어가 다시 떨어져 횡목(橫木)의 북단(北端)을 밟고 지나가는데, 횡목은 길이가 6자 6치, 넓이가 1치 5푼, 두께가 1치 7푼이다. 횡목의
중허리에 짧은 기둥을 세워서 횡목을 끼고, 원축(圓軸)으로 접속하여 낮아지고 높아질 수 있게 하며, 횡목의 남단(南端)에 손가락 같은
원목(圓木)을 세웠는데, 길이는 2자 2치로 시를 알리는 신(神)의 발 아래 닿게 하였다. 발 끝에 작은 윤축(輪軸)이 있어 큰 철환이 떨어져서
북단을 누르면, 남단은 쳐들며 신의 발을 떠받들어 가운데 층의 위에 올라 앉게 하며, 횡목 북단의 북에 작은 판(板)을 세워 열렸다 닫혔다 할
수 있게 하였다. 판에 쇠줄이 있어 위로 시(時)를 맡은 현통(懸筒)의 기시(機匙)와 연결하여, 시가 움직이면 판이 열리고 따라서 앞의 철환이
나오게 되며, 횡목 남단이 낮아지면서 시를 알리는 신이 윤면(輪面)에 돌아오면, 다음 시를 맡은 신이 대신하여 올라가게 하였다. 그 바퀴가
돌아가는 제도는 바퀴의 밖에 가로로 작은 판(板)을 설치했는데, 길이는 1자쯤 되고, 그 중심을 4, 5치쯤 파서 동판을 그 위에 가로로
앉히되, 그 형세는 순하게 기울며 한 끝에 축(軸)을 설치하여 열렸다 닫혔다 할 수 있게 하고, 시를 알리는 신의 발이 처음 동판 아래 반 치쯤
들어갔으니, 올리면 동판을 열고 올라가고, 올라가면 도로 닫히며, 시(時)가 다 가게 되면 윤면(輪面)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발끝의 쇠바퀴가
순하게 동판으로 굴러내려 잠깐도 머물지 않으며, 다음 시를 맡은 신도 역시 그렇게 된다. 무릇 모든 기계가 다 숨어서 나타나지 아니하고, 보이는
것은 오직 관대(冠帶)를 갖춘 목인(木人)뿐이다. 이것이 그 대략이다.
|
|
|